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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색

4할타자가 없는 이유 | 진화에 대한 오해 | ‘풀하우스’ (스티븐 제이 굴드)

by _현이 2021. 10. 5.

왜 4할타자가 없는 것인가?


사실 있다. 강백호라구 저 kt에…
아 우리팀 아니니 짜증나는 선수임 넘 잘해성

그치만 4할 타자가 야구 리그에서 거의 없는 건 팩트고
과거에 비해 적어졌음도 팩트다.

왜 그런가?

여러 언론들과 야구 평론가들은
이 상황을 두고
선수들의 실력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한다.

과연 그럴까?

높이뛰기나, 육상, 수영과 같은 종목은
오직 자신만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계속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야구라는 스포츠는
상대적이다.
야구 기록은 상대 선수와의 상대적인 값을 기록한 것이지
시간과 거리같은 절대적인 기준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잘하는 투수 앞에선 타율이 낮아지기 마련이고 못하는 투수 상대로는 타율이 높아지니까)

4할 타자의 실종은
타자가 절대적으로 좋아지거나 나빠진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에 대한 타자의 상대적 활동이 전과 같지 않음을 뜻할 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4할 타자가 없는 이유는
야구 실력이 전체적으로
증가한 결과라고



과거와 비교했을 때,
평균 타율이 2할 6푼인 건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야구 실력이 늘어나
(수비 강화, 여러 장비의 발전, 데이터, 투수의 실력과 구종의 다양화)
변이가 줄었고
편차가 감소했다.

야구 전체의 수준이 높아지고 실수의 폭이 좁아지면서,
그에 따라 경기 실적이 변동하는 폭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의 오류


최댓값의 감소가 모든 선수의 실력 감소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했으며
최댓값을 대표값으로 설정한 것이 잘못됨.


포지션별 전문화의 증대가 전반적인 야구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옛날엔 투수가 타자도 하고 대주자로도 뛰었다고..ㅋㅋㅋ

타율의 표준편차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책이라 데이터가 오래됨.


표준편차가 감소하는 현상은 야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안정된 규칙 아래에서 승리라는 포상을 높고 경쟁하는 개체들로 이루어진 시스템 전체의 일반적인 성질이다.
각 개체는 향상 방법을 찾으며 부단히 싸운다. 그들의 발견은 시스템 전체에 축적되어 시스템이 최적 조건으로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게 해서 시스템이 가파른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변이는 줄어든다.



진화론 책에서
야구 이야기를 왜 했냐고?
4할 타자의 역설은 통계의 오류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임.

진화의 해석에도
이와 비슷한 통계의 오류가 있음





국지적으로 변하는 환경에 대해 더 나은 적응을 한 개체가 자연 선택된다.
그 과정에 진보의 방향성은 없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물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그러나 이는 생명의 시작이 최소한의 복잡성을 가진 왼쪽 벽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왼쪽 벽을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단지 갈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인 오른쪽 복잡계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댓값에만 초점을 맞추어
가장 복잡한 생물에서 나타나는 복잡성의 증가를
모든 생물의 진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즉,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다양성의 증가일 뿐이다.



기존 통념에 반감을 드는 책은 역시 흥미롭다.

당연히 나는
진화를 진보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당연히? 자연스럽게?
생물의 역사를 돌아보면
환경이 변화하면서
점차 생태계가 복잡해져 가는데
중간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은 도태되기를 반복하니까.

그리고 인간은 생물의 역사 속에서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종으로서
우주의 비밀을 연구하고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생명의 비밀을 알아내기에 이른다.
그러나
우린 행복한가?
우린 똑똑하지만 어리석다.
아니 똑똑하지 않을지도.
그냥 그저 우리가 모두 이기적인 결과이기 때문일수도?

경제학에서는
우리가 모두 이기적이기 때문에 =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회 효용이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 인간이 너무나도 이기적이여서
기술이 발전하고
예술이 탄생하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걸지도

우리가 똑똑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인 결과물일지도.

인간의
똑똑함과 오만함이
우리를 파멸로 이끌지도 모른다.


스티븐 제이 굴드 저
(하버드 대학교 교수)

이 책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던데
난 엄청 재밌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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